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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2일] 세겜과 그의 아버지 하몰에게 속여 대답하였으니 (창 34:1-31)
 
[6월 22일] 세겜과 그의 아버지 하몰에게 속여 대답하였으니 (창 34:1-31)
2026-06-22 00:00:00
손병호
조회수   29

 

 

야곱은 드디어 외삼촌 라반의 손에서도 벗어나고 형 에서와도 화해했습니다.

인생의 큰 산을 두 개나 넘었으면 이제 끝날 법도 한데 어려움은 끊이지 않습니다.

이 어려움이라는 것이 불가항력의 어려움도 있지만

이번 장 같은 경우는 스스로 섶을 지고 불길 속으로 걸어 들어간 경우입니다.

 

창세기 34장은 성경 전체에서 가장 읽기 곤란한 장 가운데 하나입니다.

강간, 속임, 탐욕, 살인, 폭력이 줄을 지어 나오고 있습니다. 참 어렵습니다.

- 강간부터가 벌써 듣기 거북한 이야기입니다.

- 할례는 분명히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의 내용인데

인간은 그것을 자기 이익을 위해 비열하게 사용합니다. 하나님을 모독한 것입니다.

- 대량 학살도 눈을 찌푸리게 합니다.

- 정작 이 사건은 디나의 인생이 짓밟힌 사건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의 호소는 아예 들리지도 않습니다.

- 이 모든 것 뒤에 야곱의 우유부단함, 눈치 보는 모습이 있습니다.

과연 디나가 레아의 딸이 아니라 라헬의 딸이었어도 야곱의 반응이 저렇게 뜨뜻미지근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나중에 요셉 사건을 겪으면서 야곱이 격분하는 모습을 보면 같은 아버지가 맞나, 당황스러울 정도입니다.

그 많은 난리를 겪고도 여전히 야곱의 모습은 인간적이고 계산적이구나, 생각이 듭니다.

 

오늘의 말씀을 보며 디나가 부끄러운 일을 당했다. 정도로 단편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가나안 족속과의 연합, 혹은 그들과 관계 가지는 것을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하나님의 경고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막장 드라마 뺨치는 인간의 죄에도 불구하고

자기 백성을 지키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뜻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도 보여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처음부터 가나안 땅의 거민들과 연합하거나 관계를 가지지 말라고 말씀하셨고

- 그 말씀을 이해했던 아브라함도 굳이 하란까지 종을 보내 이삭의 아내를 찾았었습니다.

- 형제 사이의 우여곡절 때문에 야곱은 하란에서 아내를 찾았지만

- 부모의 말을 듣지 않고 그 지역의 여자와 결혼했던 에서의 선택은 두고두고 여러 사람을 신경쓰이게 합니다.

 

이 많은 지난 이야기를 야곱의 자녀들이 몰랐을 리가 없습니다.

아무런 대중매체도, 오락거리도, 정규 교육과정도 시설도 없던 이 시절에,

오직 부모 세대가 자녀 세대에게 입으로 전해주는 이야기만 있던 이 시절에

조상들의 이야기 말고 할 이야기가 어디 있었겠습니까?

전한 사람은 책임이 없습니다주의와 부주의로 갈리는 들은 사람의 반응만이 있었을 뿐입니다.

똑같은 천사의 경고를 듣고도 롯은 일어나서 소돔을 떠났으나

사위들은 농담으로 들었다고 하는 말씀과 같습니다.

디나는 철부지 소녀였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녀의 철없는 부주의가 산사태처럼 엄청난 결과를 낳았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일은 벌어졌고 세겜은 놀랍게도 (3) 디나에게 더 깊이 빠져듭니다.

그리고 (4) 아버지 하몰에게까지 부탁해서 야곱의 가족과 협상을 하게 합니다.

하몰이 아들의 청을 듣고 야곱의 아들들과 직접 얼굴을 마주합니다.

 

하몰은 듣기에 매우 좋은 협상의 조건을 내겁니다.

9절 너희가 우리와 통혼하여 너희 딸을 우리에게 주며 우리 딸을 너희가 데려가고 10절 너희가 우리와 함께 거주하되 땅이 너희 앞에 있으니 여기 머물러 매매하며 여기서 기업을 얻으라 하고 11절 세겜도 디나의 아버지와 그의 남자 형제들에게 이르되 나로 너희에게 은혜를 입게 하라 너희가 내게 말하는 것은 내가 다 주리니 12절 이 소녀만 내게 주어 아내가 되게 하라 아무리 큰 혼수와 예물을 청할지라도 너희가 내게 말한대로 주리라

 

무섭고도 비참한 사실은 디나를 강간한 당사자도, 아버지도, 또 디나의 오빠들도, 야곱도

그 누구도 사과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제가 저지른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 사과합니다.’ 가 먼저 나와야 하는 것 아닙니까?

만약 세겜이나 하몰이 아무 말이 없다면 야곱의 가족이 사과를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오로지 돈 이야기 뿐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디나는 끝내 발언권 한번 주어지지 않습니다.

순결을 빼앗기고 인생이 짓밟히는듯한 큰 상처를 받았을 텐데

그녀는 지금 잔혹하고 냉정한 어른들이 두는 장기판의 졸()일 뿐입니다.

 

속이는 자였던 야곱의 피는 그대로 자녀들에게도 흘러갔습니다.

아들들은 세겜과 하몰은 물론 아버지 야곱까지 속입니다.

13절 야곱의 아들들이 세겜과 그의 아버지 하몰에게 속여 대답하였으니 이는 세겜이 그 누이 디나를 더럽혔음이라

야곱의 아들들은 처음부터 협상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14절 야곱의 아들들이 그들에게 말하되 우리는 그리하지 못하겠노라 할례받지 아니한 사람에게 우리 누이를 줄 수 없노니 이는 우리의 수치가 됨이니라 15절 그런즉 이같이 하면 너희에게 허락하리라 만일 너희 중 남자가 다 할례를 받고 우리 같이 되면 16절 우리 딸을 너희에게 주며 너희 딸을 우리가 데려오며 너희와 함께 거주하여 한 민족이 되려니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할례를 주신 것은

그와 그의 후손이 온 열방에서 따로 구별되었다는 거룩한 의미였습니다.

그러나 야곱의 아들들은 정반대의 의도로 할례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방 민족들과 다를 바 없는, 오히려 그들을 뛰어넘는 비열함으로 자기 욕심을 채우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뒷이야기는 우리가 모두 아는 대로입니다.

야곱 가족과 연합하기 위해 세겜과 하몰 부족의 모든 남자가 자청해서 할례를 받았고

사흘 째 되어서 그들이 통증으로 인해 꼼짝도 못 할 때

시므온과 레위가 (25) 그 성으로 쳐들어갑니다. (26) 세겜과 하몰도 목숨을 잃습니다. (28-29) 형제들은 성의 물자를 노략질합니다.

 

20절 야곱이 시므온과 레위에게 이르되 너희가 내게 화를 끼쳐 나로 하여금 이 땅의 주민 곧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에게 악취를 내게 하였도다

이 모든 난장판이 끝나고 난 다음에야 야곱은 분노를 토해냅니다.

세겜이나 하몰, 그들로 대표되는 이방 민족들이 두려워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가

모든 일이 끝나고 난 다음에야 분노하는 그의 행동은

듣는 이들이 귀를 기울이게 하기보다는 짜증을 돋우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야곱은 그의 아들들을 강하게 비난합니다.

그런데 아들들이 대량 학살을 한 것 때문도 아니고, 할례를 오용한 것 때문도 아니고세겜 사람들과의 약속을 어긴 것 때문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명령인 가나안 사람들과의 금혼을 염려하는 것도 아니고 디나가 험한 일을 당한 것 때문도 더더욱 아닙니다.

오로지 자기 걱정 때문입니다.

 

그가 처음 디나가 강간 당한 소식을 들었을 때의 반응은 침묵이었습니다.

격렬한 반응은커녕 잠잠했다는 것을 보면 야곱에게는 딸의 안전이나 명예가 우선순위가 아니었음을 알게합니다.

 

30절 나는 수가 적은 즉 그들이 모여 나를 치고 나를 죽이리니 그러면 나와 내 집이 멸망하리라

나중에 드러나는 야곱의 속 마음은 정말 자기 걱정 뿐입니다.

만약 세겜이 디나를 부인으로 받아들이고 값비싼 대가를 치뤘다면 야곱은 순순히 세겜의 제안을 받아들였을 판입니다.

세상에 이런 아버지가 어디 있습니까?

 

(나중에 신명기에서는 남자가 여자를 추행하고는 변심해서 아내로 데리고 오고 싶다면 오십 세겔을 지참하라고 합니다.

일종의 피해보상금이고 오십 세겔은 한 가정의 경제 상황을 완전히 바꾸어놓을 수 있는 큰 돈입니다.

물론 이 율법의 핵심은 피해 입고 상처 입은 개인과 가정의 회복에 있습니다늘 그렇듯이 하나님의 마음은 약한 이들을 향하십니다.

문제는 이렇게 하나님께서 주신 것까지도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31절 그들이 이르되 그가 우리 누이를 창녀 같이 대우함이 옳으니이까

야곱의 짜증을 대하는 시므온과 레위의 항변도 일리가 있습니다.

돈을 받고 여자의 몸을 파는 것은 창녀들이나 하는 행동입니다.

누구라도 자기 누이동생이 그런 대우를 받는다면 격분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문제는 그 분노를 살인과 약탈로 해소해도 된다는 규칙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창세기의 저자는 34장을 마치 종이를 잡아 뜯어놓은 것처럼 느닷없이 마침으로써 해석의 여지를 독자들에게 넘깁니다.

이 난장판은 누구의 잘못입니까?

야곱은 우유부단했고, 세겜과 하몰도 욕심에 눈이 어두웠고, 시므온과 레위도 비열합니다.

소망이 없는 인간 세상의 대행진입니다.

 

인간의 죄악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기 백성을 보호하시고 언약의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그림자는 34장 전반에 드리워 있습니다.

 

나에게 야곱 같은 우유부단함은, 세겜과 하몰 같은 욕심은시므온과 레위 같은 비열함은 없었는지 돌아보고

나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을 잡게 해달라고,

말씀 붙잡고 기도하는 저와 여러분의 오늘 하루를 하나님께서 인도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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