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우리는 십계명과 함께 백성가운데 임재하시는 하나님,
그리고 우상을 만들거나 제단을 쌓을 때 돌을 다듬고
높이 쌓아 자신의 부끄러움이 드러나는 죄를 범하지 않도록 하신 법에 대해 묵상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시내 산 아래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과 규례를
중재자인 모세를 통해 전달받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들에게 말씀을 계속 주십니다. 이렇게 하시면서 조금씩 조금씩
애굽에서의 질서와 삶의 방식, 그리고 뿌리 깊게 박힌 우상숭배와 하나님의 거부하는 저항들,
그야말로 근본적인 신앙부터 삶의 전 영역에 이르기까지 아주 구체적인 질서를 부여하시는 것을
앞으로 우리가 계속 보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언약의 책이라 불리는 부분의 첫 시작을 함께 묵상하고자 합니다.
1절. 네가 백성 앞에 세울 법규는 이러하니라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이 순종하고 따르도록 명령하신 법규임을 밝히십니다.
우리가 본격적인 여러 법을 하나님의 진짜 의도대로 이해하려면
1절에서 나타나는 관계 구조와 함께 그 관계도 안에서 읽어내려가야 합니다.
실제로 본문의 상황은 하나님과 모세가 1대 1로 모세가 시내산 위에서
하나님께서 임재하시고 율법을 받고 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께 받은 말씀을 백성에게 전해야 하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이 언약은 하나님께서 모세 라는 중재자를 앞세워서
자신의 백성으로 삼으신 이스라엘과 언약을 세우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삶의 문화와 제도는 지금의 관점에서 생각해볼 때
거리감이 있는 형태라고 보여지지만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받은 율법이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졌고 애굽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법과 비교할 때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이것을 통해 하나님과 그분의 백성 간의 질서와 은혜, 그리고 그 안에서 공동체원들이 서로를 향한 하나님이 주시는 관점을 갖게 해주는 구절입니다.
1)율법을 제정하시고 모든 이스라엘 백성이 이대로 지키라는 명령을 주신 하나님과
2)이것을 백성들에게 전달하는 중재자 모세,
3)그리고 명령에 준행함으로 그분의 백성으로서 정체성을 드러내고 새로운 질서를 세워가야 하는 백성과
4)백성과 백성의 구도입니다.
이어서 나오는 가장 첫 번째 법은 오늘 본문 소제목에서 언급하고 있는 [종에 관한 법] 입니다.
오늘 본문은 2-6절과 7-11절에서 각각 남종과 여종에 관한 규례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종으로서 일해야 하는 기간을 설정하고 사면하는 규정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이 규정에서, 그러니까 종에 대한 법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이 2절입니다.
2절. 네가 히브리 종을 사면 그는 여섯 해 동안 섬길 것이요 일곱째 해에는 몸값을 물지 않고 나가 자유인이 될 것이며
이스라엘의 종에 대한 법은 당시 고대 근동의 제도와 비교해볼 때 시대를 앞서는 법이었습니다.
신분제도가 사라진 오늘날 주종관계는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고용주와 고용인의 구조 속에서 노동의 대가로서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시 주종 관계의 문화 내에서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껍데기는 구식일지 모르지만 그 내용은 오늘날의 고용주와 고용인의 구조를 띄고 있기 때문입니다.
종이 가져야 하는 기본권이 있으며 그것을 주인이 보장해야 함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한 번 종의 신분이 되면 그 삶을 벗어날 수 없었던 구조가 당시 노예제도였는데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백성들 안에서 영원한 주종 관계를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왜 이렇게 하실까요? 이것은 하나님께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애굽의 노예였던 자신들이
하나님의 구속하심으로 구원의 은혜를 입은 자들임을 잊지 말라는 것을 의미하며
동시에 서로를 향한 시선과 관점을 하나님이 빠진 상태에서 바라볼 수 있는
세상적인 관점, 하나님 백성으로서가 아닌 자신들을 지배하던
바로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죄를 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임입니다.
사랑하는 하나님의 백성이신 성도 여러분,
우리는 누군가를 고용하고 있을 수도 있고 누군가로부터 공용된 자들로 살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서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어떠한지 점검해보기를 원합니다.
무의식 중에 서로를 바라볼 때 바로의 시선, 그리고 출애굽 이전의 바로의 노예의 신분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결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그분의 백성으로서의 모습이 아닙니다.
내가 너를 돈 주고 샀다. 네 시간을 사고 네 노동력을 샀고 네 재능을 샀으니
나를 위해 너는 쉬지 않고 벽돌을 만들고 내 곡식창고를 짓는데 네 몸이 상하고
너의 인권의 침해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
이런 시선으로 고용주가 고용인을 바라보면 당연히 출애굽 이전의 노예와 같이
고용인은 절망하고 원망하고 불평하는 가운데 고통의 신음소리만 늘어놓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삶을 평생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이어지는 3절부터는 종이 6년까지 일하고 7년 째 되는 때에 자기의 삶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홀로 종이 되어 들어왔든, 가족이 함께 들어왔든 7년 째 되는 해에 주인으로부터 자유하게 됩니다.
그런데 4절을 보게 되면 상전이 종에게 아내를 주어 6년의 시간을 보내고 7년 째 되는 해에 자유케 될 때에
그는 아내와 함께 나가지 못하고 홀로 나가야 합니다. 아내는 본래 주인에게 속하였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종이었던 남자가 아내를 너무 사랑하고 또 주인에게 받은 은혜가 커서 남고자 한다면 문 앞에서 자기 귀를 뚫고 상전을 종신토록 모시는 종이 되겠다는 선택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지는 7절부터는 여종에 대한 규례가 나옵니다.
여종은 그러니까 여성의 사회적 신분이 가지는 약점이 이 규례에서는 당시 사회제도와 비교해 볼 때
이 또한 역시 훨씬 더 여성을 보호하는 차원의 규례를 주셨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여종이 남종처럼 6년의 시간을 종으로 보낸 후 자유인이 된다고 할 때 남성보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여인이 자신의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는 일은 불가능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여종을 주인의 아내 혹은 주인의 아들에게 아내 삼도록 함으로써
여성으로서의 삶을 보장하고 주인의 온전한 보호 속에 있도록 했습니다.
만일 주인이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해서 여종이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하나님께서는 그 어떤 대가지불 없이 자유인이 되도록 허락해주셨습니다.
종에 대한 규례를 우리가 함께 살펴봤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이 느껴지시죠. 비록 삶의 여러가지 이유로 누군가의 밑에 들어가서 종이 되더라도
그 시간 또한 끝이 있다는 희망을 가지도록 해주셨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그러므로 영원토록 종으로 사는 이는 없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은 서로를 결코 소유할 수 없게 하셨습니다.
서로를 살려주고 사랑하도록 은혜입은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게 하십니다.
하나님의 구원하심과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 됨을 결코 잊지 않도록 말씀에 순종하는 주인,
말씀에 의해 회복하는 종이 되도록 하십니다.
저와 여러분의 삶에 주신 말씀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다시 깨닫기 원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지금 모습, 나의 위치, 나의 상황에 상관없이
우리를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영원한 근거를 마련해 주셨음을 기억하기 원합니다.
우리가 고용인이든 고용주이든 그것이 세상 속에서 나의 위치라고 해서
그것에 나의 성공 여부, 또는 내 삶의 평가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스스로의 자부심과 나의 역할을 잊지 않고
세상을 향해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베푸는 책임있는 삶으로 영광돌리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은혜가 우리를 절망이 아닌 소망으로 이끌어 주심을 경험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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